[성호준의 골프 인사이드] 언어장벽 문제 안 된다, 봉처럼 초이도

입력 : 2020-02-14 00:00:00



지난해 12월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프레지던츠컵에서 캡틴을 맡은 어니 엘스와 바이스 캡틴 최경주. 차기 대회 캡틴은 현 바이스 캡틴 중 선정될 것으로 엘스는 예상했다.


를 하면서 만났던 선수 중 말을 조리 있게 잘하는 셋을 꼽으라면 최경주, 서장훈, 이영표다. 그중에서도 최경주가 최고라고 생각한다. 기자의 우문에도 현답을 해주는 선수는 똑똑하고 인격도 고매해 보인다. 최경주가 그렇다. 한 번 질문에 기삿거리가 막 쏟아졌다. 말도 재미있게 했다.


“바다에 가서, 물을 막고, 김발을 만들고, 키워서, 빻고, 갈아서, 물에 타서, 모양 떠서, 물을 빼서, 널어서, 가지고 와서, 벗겨서, 접어서, 잘라서, 포장해서, 수협에 가야 한다. 건조대에 몇천 장 김이 널린다. 산더미 같다. 보는 순간 겁을 먹는다. 언제 다하나 싶어 한 마디씩 불평한다. 그러면 어머니가 ‘사람들은 눈이 제일 게으르다. 그 불평 할 동안 벌써 열 개는 했겠다’라고 말씀하셨다.”


2021년 10월 프레지던츠컵을 지휘할 캡틴을 곧 선발한다. 지난해 호주 대회 캡틴 어니 엘스가 사임해서다. 타이거 우즈에게 당한 역전패 충격이 큰 듯하다. 차기 후보는 지난해 대회 바이스 캡틴 중에서 뽑을 것으로 보인다. 최경주와 마이크 위어, 트레버 이멜만, 제프 오길비다.


위어는 제외해야 할 것 같다. 자국에서 열릴 차차기 대회 캡틴으로 사실상 내정된 상태다. 이멜만은 그린재킷이 있지만, PGA 투어 2승에 불과하고 선수 생활이 길지 않다. 나이도 너무 젊다. 1979년생으로 41세다. 프레지던츠컵 캡틴은 50세 무렵에 하는 게 관례다. 오길비는 메이저 1승 등 PGA 투어 8승을 기록했다. 똑똑하고 성격도 좋아 선수들에게 인기가 높다. 다만 43세로 역시 어린 감이 있다.


최경주는 프레지던츠컵에 세 번 선수로, 두 번 바이스 캡틴으로 나갔다. 넷 중 경험이 가장 많다. 제5의 메이저인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등 PGA 투어 8승을 거뒀다. 잭 니클라우스가 주최한 메모리얼, 타이거 우즈가 주최한 AT&T 내셔널에서도 우승했다. 미국에서도 팬들과 선수들이 그를 좋아한다. 나이도 딱 적당하다.


그런데도 최경주가 캡틴을 할 수 있을 거라 보는 이는 많지 않았다. 언어 장벽 때문이다. 캡틴은 각종 행사에 참여해 연설해야 하고, 선수들과 세밀한 작전을 협의해야 한다. 골프는 미국과 영국 중심이어서,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사람은 중요한 역할을 맡기 쉽지 않다.


한국어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상을 휩쓴 걸 보면 이제는 가능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최경주처럼 말을 재미있게 하는 선수가 언어 장벽 탓에 진가를 보이지 못한 게 아쉬웠다. 봉준호 감독을 돋보이게 한 샤론 최처럼 뛰어난 통역과 함께라면 어감 하나하나까지 전달할 수 있을 것 같다. 영어 영화만 작품상을 타던 아카데미의 ‘전통’을 봉준호 감독이 깼다. 영어 사용국에서만 캡틴을 하던 프레지던츠컵 관례를 깨는 주인공은 최경주였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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