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 시조 백일장] 3월 수상작

입력 : 2020-03-26 00:00:00


〈장원〉
호모 텔레포니쿠스*
-장수남


내 안으로 열고 닫는 불면의 검색 창
액정을 통과하는 순간 나는 신이다
습관은 생각에 앞서 손가락을 내밀며


불가능과 가능성의 경계는 사라지고
유령에게 홀린 듯 빠져든 완벽한 자폐
또 다시 나를 열어둔 채 클릭만 반복한다


나를 길들인 것은 나일까 휴대폰일까
주연도 조연도 관객도 일인용 무대
끝없이 황홀한 감옥 쉬지 않고 복제된다


*몸에 휴대전화가 없으면 불안한 현대인을 빗댄 신조어


■ ◆장수남






장원 장수남


1954년 전남 곡성 출생. 방송통신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




〈차상〉
빛나라, 황사
-장재원


황사가 없는 날은 노을도 보지 말자
오름을 올랐다가 놓고 오는 다 저녁
산방산 어느 한 자락 그마저 보지 말자


산은 적막에 지고 적막은 산에 진다
저 산에 무덤 하나 여태 남은 꽃향유
반세기 저물어가도 떠나지를 않는다


땅 한 평 없었는데 돌아가시니 한 평 땅
새소리 휴대폰 소리 하늘 끝 저 그리움
아버지 나의 아버지 황사여 빛나시라



〈차하〉
괄호 안에서
-정상미


토요일 절름거리고 일요일 지워질 때
구설수가 모여든 담벼락은 금이 갔다
마당은 앞뒤가 닫혀 봄에 닿지 못한다


한 번의 실수로 기울어진 죄수의 딸
사람들은 돋보기로 나를 들여다본다
자라다 작아지기를 반복하는 상처들



〈이달의 심사평〉
응모자의 대부분이 코로나19에 초점을 맞췄다. 어둠에서 별을 찾지만 처방에 대한 백신은 부족하다. 결국 사람이 이길 거라는 의지와 확신 속에 봄을 맞는다.


우리 모두에게 리셋이 필요한 시대다. 그것을 경고하는 장수남의 ‘호모 텔레포니쿠스’를 오랜 격론 끝에 장원으로 올린다. 자칫하면 두통이 될성부른 화제를 진부하거나 모나지 않게 투사하고 있다. 감성적 자폐에 빠지기 쉬운 모티브를 흔들리지 않고 감정의 틈입 없이 사실적인 흐름으로 객관화로 이끌며 통찰과 조탁으로 빚어낸 끈기를 기대한다. 차상으로 장재원의 ‘빛나라, 황사’를 선한다. “황사”는 산방산 자락의 “한 평 땅”에 살고 있는 이에 대한 꽃향유 짙은 역설적 수사다. 각 수의 초장마다 흐르는 유장한 가락은 이 시조의 원동력으로써 긴장감을 놓지 않는 탄력 있는 표현으로 진정성을 얻고 있다. 차하로는 정상미의 ‘괄호 안에서’를 택한다. 화자는 괄호 안에 정말 말하고 싶은 그러나 말할 수 없는 말을 숨기고 있다. 그것으로 시적 모호성이나 다의성을 획득할 수는 없다. 사물성의 언어로 명확한 표현을 얻는 것이 지름길이다. 새로운 얼굴들을 만나는 즐거움 속에 남궁증, 신영창 씨에게 아쉬움을 놓는다.


심사위원 : 최영효·강현덕



〈초대시조〉
천학, 날다
-유헌


잉걸불 입에 물고
열반에 들었는지


태토는 말이 없고
새소리만 요란하다


상처가 상처를 보듬는
옹이 같은 만월 한 점


천 년 전 왕조가
다스린 불의 비사


물레에 칭칭 감긴
밀서를 펼쳐 들자


일제히 흰 깃을 치며
날아가는 새떼


■ ◆유헌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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