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테크놀로지의 기원은 '네모난 책'

입력 : 2019-11-16 00:00:00


김정운의 바우하우스 이야기
‘DT의 시대’라고 이야기한 인터뷰를 읽었다. 인터넷에서 모바일로, 모바일에서 데이터 기술의 시대로 넘어가고 있다는 이야기다. ‘4차 산업혁명’ 같은 뜬금없는 개념보다는 훨씬 통찰력 있다.


그러나 엄밀히 이야기하자면, 진정한 데이터 기술은 ‘네모난 책’이 나왔을 때 이미 시작됐다. 무지하게 오래되었다는 이야기다. 네모난 책, 즉 종이가 네모나게 접혀 제본된 책이 나오면서 인간은 ‘지식’과 ‘정보’를 제대로 다룰 수 있게 됐다. 책의 원시적 형태인 파피루스는 둘둘 말아야 한다. ‘두루마리 지식’은 몹시 불편하다. 내용을 확인하려면 처음부터 다 펼쳐야 한다.









네모난 책’은 데이터 관리의 원천기술이다. 네모난 종이를 실로 꿰맨 책에는 페이지·목차·색인이 포함된다. 책장에 세워 정리할 수도 있다. 그래픽=이은영






인류가 양피지를 펴서 가운데를 실로 꿰매고 접는 ‘코덱스’라는 형식의 책을 만들어 기록하기 시작한 것은 4세기께의 일이다. 코덱스가 나타난 이유는 원하는 내용을 빨리 찾기 위해서다. 지식이 축적되고 광범위해지면서, 개인의 기억에 기초한 지식전승이 더는 불가능해졌다. 보다 효율적인 지식관리 체계를 찾아내는 과정에서 코덱스가 발명된 것이다.

우선 접힌 면에 페이지 숫자를 적어 넣었다. 지식의 분절화·파편화가 되었다는 이야기다. 동시에 이 분절된 지식을 통합해 한눈에 파악하기 위해 목차를 만들고 색인을 넣었다. 이제 내가 원하는 지식의 내용을 확인하기가 아주 간단해졌다. 뿐만 아니라 다른 책과 비교하면서 내 생각을 ‘편집’하는 것도 가능해졌다. 게다가 세워서 가지런하게 보관할 수 있어, 책장을 통한 분류 자체가 하나의 데이터 기술이 되었다. ‘분절화’와 ‘통합’이라는 데이터 편집의 기본 기술은 이렇게 ‘네모난 책’이 나오면서 생겨났다. 데이터 테크놀로지의 바탕이 되는 ‘디지털’의 원리는 ‘두루마리 책’에서 ‘네모난 책’으로의 전환과 동일하다. 연속된 아날로그 정보를 띄엄띄엄 떨어진 숫자로 바꾼 것이 디지털이다. 라틴어로 손가락을 뜻하는 ‘디지투스’에서 유래한 ‘디지털’은 서로 연결되지 않고 끊겨있는 0과 1 같은 숫자로 정보를 기록해 관리한다.


정보가 분절화되면 관리가 훨씬 편리하고 정확하다. 게다가 편집이 가능하다. 메타 데이터로 무한히 확대된다. ‘네모난 책’을 통해 분절화된 정보가 인간의 사고체계를 근본적으로 바꿨던 것처럼, 디지털화된 데이터 테크놀로지 또한 지식의 구성과 편집 방식의 획기적 전환을 가져오고 있다.

세계
GERMANY SYRIA REFUGEE PASTRY SHOP
AP Appointment News Editor
美 지난주 실업수당 4만9000건 증가..2년3개월만에 최고 수준
UAE ANIMALS
건강
정애리 교통사고, 갈비뼈 골절.. 깁스 못하는데 어떻게 치료?
갑자기 엄지, 검지 손가락이 저리다면?
초등학생 때 비만하고 키 큰 아이, 중학생 되면 비만하고 키 안 커
[인사] 삼진제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