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난 얘기, 창피했던 사연을 라디오에 보내는 까닭은

입력 : 2019-08-14 00:00:00


송미옥의 살다보면









출퇴근길 라디오 방송을 들으며 사연을 보내는 건 나만의 글쓰기 공부 방법이다. 친구에게 못할 이야기나 창피하고 비밀스러운 이야기도 짧은 문자에 담아 보내고 내 마음에서 지워버린다.








지난해 수첩을 뒤적이다가 재밌는 숫자가 있어서 뭔 내용인가 찾아보았다. 지난 한 해 출퇴근길 라디오에 보낸 260번의 문자서비스 요금을 써놓은 것이다. 260회X50원=13000원. 나의 짧은 글쓰기 1년 수업료인 셈이다.

커피쿠폰 9번, 음료수 3번, 케이크 1개, 레스토랑 2인 식사권, 단양리조트이용권 2장 등. 이것은 내가 문자로만 받은 당첨 선물이다. 하루에 50원을 내고 압축 글쓰기 공부를 하는 거라 당첨은 가끔 받는 보너스 선물이다. 압축 압축의 묘미를 느끼며 일분을 투자하면 글쓰기에도 도움이 되고 때론 재밌다.


출퇴근길에도 할 수 있는 글쓰기 시간이다. 아주 짧은 시간을 마음에 투자한다. 날마다 폭풍우와 파도만 치는 삶인 것 같아도 소소한 잡담을 하며 마음을 나눌 짧은 시간은 충분히 있다. 누군가가 옆에서 꼭 들어주지 않아도 어딘가에 내 마음을 보낼 곳이 있고 내 마음을 읽어주는 곳이 있다는 것은 좋은 거다.


나에게는 라디오가 그런 곳이다. 친구에게도 못할 이야기, 비밀이야기, 창피한 이야기, 화난 이야기등 그날의 기분에 따라 하루 한번은 짧은 문자를 써 보낸다. 자잘하고 평범함 하루 중에도 칼끝에 살짝 베인 작은 상처 같은 일이 어느 땐 크게 마음의 상처로 남기도 하지만 그날그날 누군가에게 이야기하듯 보내놓고 내 마음에서 지워버린다. 스트레스 푸는 방법이기도 하다.




요즘은 수필동호회에서 서로 합평도 해주고 격려를 받곤 한다. 내가 쓴 글이 문학 작품으로 평가 받진 못하지만 함께 합평해 주는 지인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한계에 부딪힐 일이 없다. 글이란 것은 오늘 굳게 맹세한 것이나 마음을 다한 것을 계약서 쓰듯 꼼꼼히 썼어도 내일이면 헤까닥 마음이 바뀐다. 그럴 땐 내 마음에 들어앉은 모순과 변화무쌍한 허무함에 어제 쓴 글을 지우고 더 이상 진도가 안 나갈 때도 있다.

그래서 나는 오늘의 뉴스를 쓴다고 생각하면서 날마다 일기를 쓴다. 오늘의 날씨. 오늘의 첫 기분, 오늘 하루 중 인상 깊은 일, 이세가지는 늘 수첩에 적는다. 그러다가 어느 날은 딱 세문장만 쓰고 덮으려고 해도 사랑하는 사람에게 밤새 전화통을 붙잡고 수다를 떨 듯 몇 장이 넘어갈 때도 있다. 다음날 이 글을 다시 읽어보면 내가 놀라서 겸연쩍을 때도 있다. 수준에 안 맞게 너무 잘 쓴 글이라 혼자서 감탄 할 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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